길 떠나기
아침부터 전화 벨 소리가 요란다. 아내가 장모님 전화를 받는다.
‘그러찮아도 반가 냈는데 엄마는 또 그런다~’며 툴툴거린다.
장모님이 공항 가서 배웅하라고 재촉한다.
집안의 사소한 일 까지 마음에 담고 사는 장모님의 오지랖.
며칠 전 만 해도 ‘혼자 가던가 말던가~’ 퉁명스럽던 아내.
직장에 휴가도 내고 배웅 준비를 하고 있다. 속이 미어지는 심정 오죽하랴.
 
자양동에서 인천 공항 가는 공항버스, 잘 가면 한 시간 반 걸리고, 길 막히면 두 시간도 넘게 걸린다. 21일 13시 울란바타르 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넉넉잡고 세시간 전인 10시 까지 공항 B 라운지에서 만나자고 교육원 맨토가 전한다. 맨토인 김선생은 걱정이 되어 전날 두 번이나 전화가 왔다. 시간이며, 짐 무게며 여간 조마조마하지 않는다. 짐은 아무리 줄여도 오버될 수 밖에 없다. 이년 동안 살 짐이니 어쩌랴. 울란바타르는 초과요금이 얼마 안 되니 적당히 하자고 응수한다.
 
아침상으로 아내는 고등어구이까지 장만한다. 그릴 팬에서 구이가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투덜거리는 그녀 눈에 눈물이 보인다. 조각난 고등어 살점이 왜 이리 집어지지 않는지 모르겠구나.

부랴부랴 정리하고 아내와 같이 가방 끌고 현관을 나온다. 두어 달 전 나 혼자 도망가듯이 가방 끌고 나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건대 앞에서 7시 45분 발 공항버스 타니 1시간 조금 넘어 공항에 도착했다. 캐리어를 공항 내로 끌고 들어가 무게를 재니 하나는 28킬로가 넘고, 다른 하나는 34킬로에 육박한다. 급한 김에 무게 나가는 젓갈 종류들을 모두 빼고, 책들도 빼니 제법 내려가기는 했는데 23킬로에는 턱도 없다. 일단 물어보는 게 상책이다. B18 코너가 대한항공 무게 초과 처리하는 창구다. 마일리지로 무게 초과 지불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5천 마일리지로 짐 하나가 23킬로 초과 32킬로 까지 상관된단다. 무게 초과는 킬로 단위로 계산하지 않고 짐 개수 당 32킬로 까지 5만원이란다. 그러니 굳이 적게 넣을려고 애 쓸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해결될 수도 있구나 하고 부랴부랴 짐 두 개를 32킬로 선에 맞췄다. 몽골 파견단원 일행은 B 라운지 반대편에 모여 있다. 일단 합류하고 탑승수속 접수하는데 직원이 마일리지 사용을 말린다. 5천 마일리지면 제주행 편도에 해당하는데 이걸 날리는 건 손해란다. 생각해보니 제주행 편도가 12만원이고, 현금으로 지불하면 5만원인데 아깝다는 것이다. 그리고 짐 두 개 무게 초과는 10만원인데 짐 하나 추가는 7만원이란다. 23킬로 까지 담아 있는데 굳이 손해 볼 필요가 있느냐다. 옆에 있는 김선생에게 이런 걸 교육 시간 때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다 알려주었는데 이제와 딴소리한다며 핀잔한다. 내 기억에 23킬로 넘으면 오버차지 물고, 30킬로 넘으면 아예 실어주지 않는다고 적당히 가져오라며 온갖 사례를 들며 악을 쓰던 목소리는 기억난다. 이런 건 차근하게 설명해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조금은 아쉽다. 어렵사리 보안검색대, 출국심사 통과하고, 부랴부랴 선구가 사준 선글라스 찾고, 탑승구인 32번으로 향하니 동료들이 보인다. 줄서서 들어가 짐 넣고, 자리에 앉아 밸트 매고, 기다리는데 비행기는 뜰 생각을 안 한다. 항공노선 배정을 받지 못했단다. 거의 한 시간 가량 미적대다 이륙했다.
 
울란바타르 칭기스칸 공항에 도착하니 침 찾는 곳에 청년 둘이 인사 한다. 그럭저럭 짐 찾아 케리어에 옮기고 나갈려니 짐 하나가 보이지 않는다. 최선생의 이민가방을 2단을 풀었는데, 그게 걸린 모양이다. 문제가 있는 짐은 안 쪽에 들어가 찾아야 한다며 현지 직원과 같이 최선생이 안쪽 구역에 들어가 한참 만에 짐을 찾아 나온다. 밖에 나오니 현지 선배단원 둘이 현수막을 들고 기다린다. 우선 짐을 차에 실고 나서 다시 들어와 인증샷을 찍는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울란바타르 겨울 공기가 이렇구나! 이걸 두 달이나 마시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약 한 시간 걸려 체증으로 막히는 도로를 뚫고 숙소로 왔다. 이 숙소에서 자취로 두 달을 살아야 한다. 현지 적응 교육 두 달을 받아야 임지에 파견된다.
 
나는 지금 인생에서 새 출발점에 서 있다.
같이 온 동료는 이십대와 조금 넘는 미혼 여성 셋 이다.
모두 까칠하고 자기주장을 잘 한다.
좀 부담스럽다. 하지만 견뎌보자.
백번 양보하면 되겠지.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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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12 [10:07]   최종편집: ⓒ news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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