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과학이다"
술박물관 리쿼리움, 술은 품격이 필요한 식문화
강정훈 박사 | 2008:03:24 [12:36]
▲ 술박물관 리쿼리움  내부 전경.     © 박물관뉴스

[박물관 탐방기]
   생각을 놓고 도심을 떠난 것은 금요일 오후, 느껴지는 바람의 결을 따라 흐르다 보니 중원 고구려탑에서 토요일을 만났다.
 
그 덕에 예정에 없던 술 박물관 리쿼리움에 다가설 수 있었으니 전날의 수작이 남긴 관성의 행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봄은 술이거나 아니면 술이 봄이로다.

첫 만남이 아닌 터라 건물과 전시물들은 낯설지 않았지만 탄금호에 자리한 중앙탑 공원에 어우러진 풍광의 멋스러움은 다시금 새로웠다. 술과 관련한 컬렉션을 비롯하여 술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이곳 리쿼리움을 따를 곳이 없으니 말 그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예전에 보았을 때 ‘천사의 몫(angels share)’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참에 다시 보아도 여전히 눈길을 끈다. 아마도 천사들은 사람의 정성을 기꺼이 흠향하고 그 보답으로 그윽한 향기를 선사하는 모양이다.
 
박물관의 관장은 두 사람이다. 이종기 관장은 설립자이고 김종애 관장은 전반적인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듯하다. 형식상 사공이 둘이긴 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부부의 연으로 얽힌 사이이기 때문에.
 
얘기는 주로 김종애 관장과 함께 나눴다. 그이의 속내에는 이 사회를 향한 다채로운 불만들이 뭉쳐있었다.   
 
“청소년들의 음주 행태를 일탈과 범죄로만 파악하는 것은 편의적인 무책임입니다. 음주문화에 대한 교육과 이해도 없이 부정적 시선만을 던지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성교육은 시키려들면서 왜 술에 대한 교육은 생각을 안 할까요? 술은 인류의 생활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대단히 훌륭한 음주문화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죠. 더구나 사람들의 정신과 건강을 좀먹는 싸구려 술의 범람과 그에 따른 음주행태를 방치하는 일은 너무나 큰 문제입니다. 술은 품격이 필요한 식문화에 속합니다. ····· ”

  솟아나는 말들의 기세로 보아 사흘도 모자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두 절절한 사연들이어서 듣기에 권태롭지 않았다.
 
김종애 관장은 궁극적으로 우리사회에 건강한 음주문화가 형성되기를 소망한다. 그러자면 전통에 대한 해석과 계승이 필요하기에 연구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향음주례(鄕飮酒禮)의 현대적 재현과 같은 장면들이다.
 
 
▲ 술박물관 리쿼리움 외부 전경     ©박물관뉴스

또한 누누이 강조하던 ‘술은 과학이다’라는 기치 아래 내세울만한 명주名酒를 반드시 탄생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야말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질 그 풍경을 조만간에 꼭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나아가 박물관의 운영에 있어 가장 중심을 두는 기능은 교육부문이었다. 
 
특히 청소년을 비롯하여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계층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실제로 그이들을 향한 프로그램을 지금까지 활발하게 진행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거란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부디 그러한 열정들이 지치지 않고 꺾이지도 않으면서 원의 성취를 이루시기를 바란다.

박물관을 돌아서면서 종교적 제의와 정치적 의례에 사용되는 술의 전통적 기능에 어떤 변주를 주어야 권력화 내지는 위계화의 차별상을 피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생겼다. 중원고구려비를 다시 지나던 그 즈음 손짜장의 유혹이 눈에 들어왔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짬뽕 또한 보통의 경지는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에 되짚어보니 느림과 기다림의 결정인 술에 대한 얘기를 실컷 나눈 일이 새삼 흐뭇했? 그런데 정작 한 방울의 술도 입에 대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억울한 일이다. 
 
▲ 강정훈 박사  
  ©박물관뉴스
                                    
 
 
 
 
 
 

  
 -철학박사
 -동국대 강사
 -한국윤리학회 이사
 - 윤리문화학회 이사
 -사립박물관뉴스 객원기자


원본기사 보기: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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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4 [12:36]   최종편집: ⓒ news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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